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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행

대관령 옛길

* 산행일자 : 2021년 8월 26일

* 산행구간 : 대관령박물관-주막터-풍욕대-반정-주막터-대관령박물관

* 산행거리 : 13.79km

* 산행시간 : 4시간 20분

 

대관령(大關嶺)은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사이에 있는 고개로 높이는 832m이다. 신사임당이 아들 율곡의 손을 잡고 대관령을 넘어 한양으로 갔던 정겨운 대관령 옛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대관령박물관 우측으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하제민원으로 들어 가는 마을길로 좌측으로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차량을 주차하고 대관령옛길을 따라 반정까지 갔다 오기로 한다.
주차장에서 조금 올라 가니 안내도가 나오며 갈림길이 나온다.
역사 속에서 보면 과거를 보러 가던 영남 선비와 행상들, 관동팔경을 구경하려는 풍류객 등이 있었다. 이이와 허균은 강릉에서 큰 뜻을 품고 대관령을 넘었고, 김홍도와 김정희는 서울에서 풍류를 찾아 대관령을 넘었다. 그리고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은 대관령을 넘어 시집을 갔다. 특히 신사임당은 친정어머니를 강릉에 두고 한양으로 가면서 애절한 심정을 시로 남겼다.
왼쪽계곡으로는 옛길이 아닌것 같은데 어차피 반정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면서 겹쳐서 되돌아 오느니, 갈땐 왼쪽으로 올땐 오른쪽으로 와야 겠다.
계곡을 두세번 왔다 갔다 건너서 징검다리를 건너면 대관령 원길과 만난다. 비오는 날에는 계곡쪽으로 가는 것은 비추천이다.
국립대관령치유의 숲과 갈라지고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옛길로 들어 간다.
관동대로는 조선 시대 동대문을 출발하여 중랑포를 지나 양근, 지평, 원주, 진부, 횡계, 대관령을 넘어 강릉, 삼척, 울진, 평해로 이어져 있다.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약  236km 인데, 말을 타고 여행할 경우  7 일 정도가 걸렸단다.
대관령 옛길은 깊은 산골 속에 나무와 야생화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비가 와서 불은 계곡에는 힘찬 소리를 내며 계곡물이 흘러가고 있었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거침없이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와 푸르름을 더해 힘든 줄 모르고 올라 간다.
제왕산갈림길
그리고 이어서 주막터에 복원한 초가집이 나타났다. 험준한 대관령을 넘기 위해 쉬어가던 곳이다.
주막터 옆에는 신봉승의 시 '대관령'이 돌에 새겨져 있다. 
주막터에서 조금 더 오른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대관령소나무숲길이라는 이정표에 이길을 따라 가다가 1km에서 다시 옛길과 만나는줄 알고 소나무숲길을 향해 갔다.
숲길로 들어서자 붉은 황장목이 숲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황장목(黃腸木)은 ‘누런 창자 나무’란 뜻처럼 속이 붉은 나무를 말한다. 조선 시대 임금의 관(棺)을 만드는 데 쓰인 질 좋은 소나무로 『조선왕조실록』에도 관련 기록이 있다. 맑고 신선한 솔향기를 맡으며 걸으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렇게 올라가니 이정표가 나오고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건 중간쯤 올라 갈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놈의 황장목에 취해 능선까지 올라 왔다.
노르목이는 구대관령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곳이고. 이왕 이렇게 된것 풍욕대나 다녀 와야 겠다.
능선갈림길에서 0.1km를 가니 풍욕대(風浴臺)가 보였다. 붉은 줄기가 시원스럽게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솔바람을 맞는 곳이다.
다시 옛길로 되돌아 와서 쉼터에서 잠시 쉼고르기를 한다.
대관령 옛길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이다. 그림을 확대해 그림판에 새겨 넣었는데, 반정에서 바라보는 동해 쪽 풍경이다. 길은 굽이굽이 산 사이를 돌고 돌아 동해로 이어진다. 그리고 왼쪽으로 경포호가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시판에는 대관령 그림과 함께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의 사친시가 적혀 있다.  
그리고 갈지자로 올라 가며는 왼편으로 비석이 있는데, 향리 이병화 유혜불망비(鄕吏 李秉華 遺惠不忘碑). 이병화는 강릉 관아의 하급관리로 기관(記官) 이었다고 한다. 그는 기관을 그만두고 나서 반정에 주막을 짓고 대관령을 넘나드는 나그네에게 침식을 제공했다. 그 덕분에 대관령을 넘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고, 겨울에도 얼어 죽거나 길을 잃는 사람이 없어지게 되었다. 이를 고맙게 여긴 어흘리 주민과 장사꾼들은 1824년(道光 四年) 이병화의 선행을 기려 비석을 세우게 되었단다. 
반정은 대관령 고갯길의 중간이라는 뜻으로 대관령 옛길은 이곳에서 대관령박물관까지 약 6km의 완만한 내리막 코스이다. 
표지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되돌아 대관령박물관으로 간다.  
반정에서 동해를 바라보니,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과 얼추 비슷해 보인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 옛길은 ‘대굴대굴 구르는 고개’라 해서 대굴령이라 불렸다. 걷다가 미끄러져 구르고, 또 걷다가 미끄러져 굴러야 간신히 넘을 수 있는 고개라는 뜻이다.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으로 향했던 수많은 선비들의 발자국이, 등짐 들쳐 멘 보부상들의 굵은 땀방울이 모두 이 길 위에 화석처럼 남아 있는 길을 걸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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