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의 역사와 전통을 느끼고 싶다면 왕곡마을을 찾는 것이다. 조선 시대의 전통 가옥이 잘 보존된 이 마을은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마을로, 옛 삶의 방식과 한옥의 멋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위치는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394 이다.
건봉사에서 왕곡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아름다운 홍교를 만난다. `육송정 홍교`는 간성읍 해상리와 탑현리의 경계 지점을 흐르는 하천 위에 세워져 있다.석축을 쌓고 길이 10.6m의 다리를 놓았는데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다리가 세워진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18세기 중엽 이전에는 세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건봉사에는 이와 비슷한 홍예교인 능파교가 1704년에 세워져 있었는데 두 다리가 모두 1745년 대홍수로 무너졌으니 이 다리는 건봉사의 능파교와 비슷한 시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홍교는 단칸 무지개 돌다리로 자연 지형을 잘 이용하여 축조하였으며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특히, 다리 밑 부분에 조립된 무지개 모양과 그 위로 축조된 자연스럽게 쌓아 올린 냇돌의 아름다움이 돋보여 무지개 돌다리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왕곡마을 초입에는 저잣거리가 형성돼 있었다.사극에나 나올 법한 조선시대 저잣거리 주변의 모습에 잠시 시선도 멈춰진다.이곳에는 향토식당과 떡 체험장, 한과체험장이 있고 공예체험관과 특산물 판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찾는 이가 없어서인지 인적조차 없다.왕곡마을 입구 비포장 주차장의 모습이다.한쪽에 세워진 장승과 항아리가 왕곡마을을 알리고 있다.왕곡마을에는14세기경 강릉 함씨가 처음으로 터를 잡았고 이후 강릉 최씨와 용궁 김씨가 들어와 함께 집성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 마을이 주목받는 이유는 남한에서 유일하게 북방식 전통 가옥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주차장에서 맨처음 나타나는 이정표. 마을 뒷산 어귀에 효자각의 모습이 보인다.병석에 누운 아버지를 단지해 살렸다는 효행이 뛰어난 양근 함씨의 4세 5효자각과 함희석 효자각 등은 효행을 금석으로 알고 섬겼던 왕곡마을 주민들의 효심이 지금도 이어지는 마을이다.효자각에서 바라본 왕곡마을, 그 흔한 전봇대가 안 보인다.함전평 가옥대문이 없다고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옛것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전통 가옥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속 한장면으로 들어간 느낌마저 든다.왕곡마을 실개천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자면, 한 여름 흘린 땀이 두 뺨에 멈춰 선다.왕곡마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북방식 가옥이 보존된 전통 한옥마을이다.마을의 가옥은 백촌집, 성천집, 진부집, 성문집 등으로 불린다. 시집 온 안주인의 고향마을 이름을 딴 택호다.바람이 거세고 눈이 많은 강원 북부지역의 특성상 집 마당에 높은 담벼락이 세워져 있을 것 같지만 왕곡마을에는 대문이나 담장이 있는 집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햇볕을 충분히 받고 적설로 인한 고립을 방지하고자 하는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반면 집 뒤쪽에는 차가운 북서풍을 막기 위해 높은 담장을 둘러쳤다. 또 건물 하나에 안방과 사랑방, 마루와 부엌을 집약시켰다.19세기를 전후해 건축된 북방식 전통 가옥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온 덕에 왕곡마을은 전통 민속 마을로서의 역사적,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 1월 국가민속문화재 제235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왕곡마을의 전통가옥은 총 50채로, 현재 32채에서 6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마을 중앙에 흐르는 개울을 따라 초가집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왕곡마을의 모습은 마치 근세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했다.최무성가옥으로 부엌 안으로는 곳간채가 붙어 있는 'ㄱ'자형 겹집 구조이기 때문에 온기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기와집 30채와 함께 마을에는 20여채의 초가도 옛 모습 그대로 보존이 잘돼 있다.고성군은 더 이상 주민이 살지 않는 가옥 8채를 매입해 숙박시설로 개조하고 왕곡마을 보존회에 운영과 관리를 위탁하고 있다. 사람이 사라진 곳에 그간 쌓아온 마을의 역사와 문화, 전통도 함께 사라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숙박시설을 운영한단다.초가 역시 바람에 짚이 날아가지 않도록 지붕을 단단하게 줄로 엮어두었다.다른 유명한 한옥마을들에 비해 이곳은 아직 옛 것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시간이 멈춘 곳 같다. 19세기 전후에 세워진 북방식 전통가옥이 사이좋게 들어서 있고, 소박한 초가집들은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다. 주민들이 직접 거주하며 농사도 짓고 한과를 직접 만들어 팔기도 한다.윤중덕, 함석주 가옥.전통가옥이 잘 보존되다 보니 영화촬영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마을 어귀의 옛날 정미소도 사촌 몽주가 정지용의 시집을 숨겨 놓았다가 동주에게 선물하는 장소로 등장한다.2016년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의 한 장면이다.`동주`는 민족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전통 떡 찧기 체험을 비롯해 제기차기·투호 던지기·딱지치기·굴렁쇠 등 민속놀이 체험, 정미소 답사·짚풀공예·전통의상 체험 등 전통문화체험은 특정한 날만 하고 있다.왕곡마을은 지형적인 특징과 풍수지리적 요인 등으로 수백 년간 전란과 화마의 피해가 없던 '길지'로도 꼽힌다. 왕곡마을은 6.25전쟁 이후 정전협정에 따라 한국의 영토가 된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은 '수복지구'에 해당한다. 이곳에도 포탄이 세 개 떨어졌었는데 모두 불발탄이었단다. 왕곡마을을 방문하면 북방식 전통가옥의 숨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