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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

영월 청령포

2023년 8월 21일

관란정 한반도지형 그 물길을 따라 청령포에 왔다.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오지만, 왠지 모를 아릿한 감정이 올라오는 이유는 조선시대 비운의 왕 단종의 한이 서려 있는 장소 이기 때문이다.

 

 

 

넓다란 주차장을 지나면 청령포전망대 가 나오며, 이곳에서 청령포로 들어가는 매표를 한다.
주차장 한쪽에 가수 심수경씨가 부른 영월군민의 애창곡 '두견새 우는 청령포'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왕관을 벗어놓고 영월땅이 웬말이냐/ 두견새 벗을 삼아 슬픈 노래 부르며/ 한양 천리 바라보며 원한으로 삼년 세월/ 아, 애달픈 어린 임금 장릉에 잠들었네.`
청령포 노래비 옆으로 단종이 마실 사약을 들고 왔던 금부도사 왕방연이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통한 심정으로 읊었다는 시비가 새겨져 있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어 발길 예놋다.
몰아 치는 정치세력에 단종은 폐위되면서 유배된 곳, 어찌보면 이곳이 그를 격하게 받아드릴려고 이런 지형을 만들었나보다. 격정의 물결은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섬 같은 육지 청령포를 만들었다. 이곳은 왠지 애잔하다. 강으로 막히고 깎아지른 험준한 암벽이 버티고 있는 고립무원의 땅, 이곳으로 유배된 단종의 애통함 때문일 게다.
단종이 육지의 외로운 섬이라는 뜻으로 `육지고도`라고 했던 청령포, 그 통한의 섬에 닿는 데는 나룻배로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배에서 내려 강변 자갈밭을 걸어 수십~수백년 된 거송들 사이로 단종이 머물던 어소가 나타난다.
조선 제6대 왕 단종은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뺏기고 1457년 6월 청령포로 유배됐다. 그해 여름, 홍수로 청령포가 물에 잠겨 강 건너로 처소를 옮길 때까지 두어 달 간 청령포에서 머물렀다. 그해 10월, 단종은 17살의 어린나이에 숨졌다. 영월 사람 엄흥도가 강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몰래 수습해 지금의 장릉에 암장했다고 한다.
글 읽는 단종과 그를 알현하는 선비, 살림을 챙기는 궁녀들을 재현해 놓아 당시 단종의 유배 생활의 단면을 짐작하게 한다.
단종어소
단종이 머물렀던 옛터임을 알리기 위해 영조 때 세운 단묘재본부시유지비(端廟在本府時遺址碑),
단종 어소에서 망향탑으로 가는 길에 수령 600년, 높이 30m의 관음송이 Y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유배 생활을 하던 단종이 그 틈에 걸터앉아 시름을 달래곤 했다고 한다. 관음송이란 이름은 단종의 유배 모습을 지켜보고, 때때로는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 는 데서 유래됐다.
망향탑으로 오른는 목계단.
절벽 위에는 작은 돌탑(망향탑)이 하나 보인다. 단종이 한양과 그곳에 두고 온 왕비 그리며 쌓았다고 하는데, 단종이 남긴 한으로 생각된다.
노산대로 올라가는 계단도 새로이 설치했다.
단종이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던 곳 노산대.
단종이 머물렀던 곳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금지하는 금표비.
휘돌아 간 강의 물결, 빽빽하게 들어찬 소나무 그사이로 햇살이 어우러진 청령포는 아이러니하게도 호젓하고 아름답다. 단종의 비극은 그래서 그런지 더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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