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의 아름다움을 걸으면서 만끽하는 명품 여행길. 전라도 천년의 역사와 자연을 담은 전라북도 천리길은 44개로 이루어졌다. 그 천리길 중 전주 한옥마을 둘레길을 걸어 본다.
전주 한옥마을둘레길은 전주시의 3개의 길 중에 제1길에 속한다. 한옥마을둘레길의 안내판을 보면 괄호 안에 숨길이라고도 쓰여져 있다. 그 숨길의 의미는 삶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전통의 향기와 삶의 향기를 들이쉬는 산소 같은 길, 역사와 문화가 숨을 나누는 길, 그래서 살아서 숨 쉬는 길이라고 한다. 한옥마을둘레길은 공예품전시관에서부터 시작 하지만 한옥마을 표지석이 있는 한지길을 따라 공예품전시관으로 간다.한옥마을 한지길에는 전주대사습청, 전주국악방송, 대한황실승광재입구, 전주전통술박물관 등이 있다.'빛을 계승한다'는 뜻을 가진 승광재는 조선 마지막 황손 이석 황실문화재단 이사장이 거주하는 공간이자 황실의 역사와 예법 등을 공유하는 공간이다.술박물관은 전통 가양주와 관련된 다양한 강좌 및 누룩 빚기, 소주 내리기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한지길 끝에 오목대가 보인다.한옥마을 태조로에 있는 공예품전시관에서 좌측으로 돌아 들어가면 누리관이 보이고,누리관 옆으로 오목대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은 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을 출발해 오목대 당산나무길~양사재~오목대 쉼터~향교~전통문화센터~한벽루~전주천 수변생태공원~천주교 성지~88올림픽 기념숲~바람쐬는 길~각시바위~자연생태박물관~옛 철길 터널~이목대~오목대 정상~공예품전시관으로 돌아온다. 겹치지 않는 코스로 7.5km이며, 걸어서 2~3시간 걸린다.오목대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가면 한옥마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 가 보인다.한옥마을이 형성된 것은 1911년 말, 전주 읍성의 남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성곽이 철거되면서 서문 밖에 살고 있던 일본인들이 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자 민족적 자긍심을 가진 전주의 선비들이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해서 그들이 이곳에 풍남동과 교동 일대에 한옥을 짓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일본인 주택에 대한 대립 의식 이런 것들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일제 강점기 저항의 상징이자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뿌리다.1900년 고종이 쓴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畢遺址)’라 새겨진 비 뒤로 오목대는 고려 말 우왕 6년에 이성계가 남원 운봉 황산대첩을 승리하고 돌아가면서 조상이 살았던 이곳에 종친들을 불러 잔치를 베풀었던 곳이다.오목대에서 오목교를 건너면 자만벽화마을의 풍경이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옛 전주역에서 남원으로 가던 철길은 지금은 큰 도로로 변했다. 자만이라는 마을 이름은 자식이 많이 불어나라는 뜻이 붙여져 있단다. 자만마을은 한옥마을과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는데, 예전에는 피난민들이 하나둘씩 살았던 곳인데 2012년 녹색둘레길 사업의 일환으로 골목길 40여 채의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1950년대 전주 한옥마을 오목대 아래를 지나는 증기기관차 일제에 의해 반토막 난 오목대와 이목대의 운명을 통해 '전주 이씨 왕조의 몰락과 일제에 의한 훼손'을 중심으로 볼 수도 있겠다.
자만마을에는 ‘목조대왕구거유지’ 비각이 서 있는 이목대가 위치한다. 이목대는 이성계의 5대 할아버지인 목조대왕 이안사가 태어나 자란 곳이라고 전해진다. 이곳에도 고종의 친필로 비석이 서 있다.자만마을 마실길을 걸으면 담장의 그림에 미소가 지어진다. 알록달록 꾸며진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자만마을에서 남원으로 가는 큰길을 따라 한벽굴 방향으로 내려가면 조선 후기의 명필 창암 이상만의 암각서는 낙엽에 잠겨 있으며, 바로 옆은 조선의 개국공신인 월당 최담의 유허비가 세워진 비각이다.한벽당 근처엔 옛 전라선 터널인 한벽굴이 관통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뚫은 터널인데, 조선시대 전통에 일제강점기 역사가 한데 어려 있다. 안내판은 “전주팔경의 하나였던 한벽당(전북 유형문화재 제15호) 정기를 자르고 철길을 만들었다”고 전한다.한벽굴에서 나오면 전주천이다. 임실에서 발원해 전주 시내를 거쳐 만경강에 합류하는 물길로, 도심 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생활하수와 폐수로 오염된 하천이 1998년 생태하천으로 복원돼 현재 1급수의 맑은 물이 흐른다. 쉬리와 모래무지 등 희귀 물고기가 서식하고 천연기념물 수달과 원앙도 살고 있다.치명자산 성지는 신유박해 때 순교한 호남의 사도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복자와 그의 가족 6인이 합장된 가족 순교자의 묘가 있다.치명자산 성지 평화의 전당 옆길.치명자산 성지 평화의 전당 부근에는 천주교 교우촌과 옹기가마경당이 있다. 조선의 천주교 박해 시절, 천주교 신자들은 산속에 숨어서 교우촌을 이루고 옹기업에 종사하였다. 옹기장수로 위장하여 옹기를 팔러 다니면서 동료 신자들을 방문하고 돌보았다고 한다.각시바위에서는 아이들이 고기 잡고 멱 감기를 즐겼다고 한다.한옥마을 둘레길 반환점인 대성동 일원에 한옥정자다.한옥마을 둘레길 반환점에서 이색카폐 색장정미소를 다녀오기로 한다. 반환점에서 색장정미소 까지는 약 800m다.원색장마을.색장교색장교밑으로 백로, 가마우지, 천둥오리 등 한가로이 먹이할동을 하고 있다.쓸모없이 방치됐던 마을의 정미소가 옛 물건을 볼 수 있는 전시장과 작은 미술학교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부부가 운영하는 정미소 안채는 작은 미술학교.녹슨 빨간 함석지붕 위로 옥탑방같이 불쑥 솟아오른 정겨운 모습과 황토로 만든 벽에 나무판을 덧댄 외벽까지, 과거 이곳은 벼를 방아 찧어 쌀로 만들어주던 정미소였다.사라져가는 옛 물건을 모아 정겨운 이야기를 담아낸 이곳 추억의 장소, 선인들의 얼을 이어가는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면서 한옥마을로 되돌아간다.물길이 휘어지는 언덕에 아담한 정자 하나가 올라앉아 있다. 한벽당(寒碧堂)이다. 그옆으로 한벽굴.한벽당과 전라선이 지나는 한벽굴 모습의 옛 사진.
한벽당 주변에 유명한 민물매운탕인 오모가리탕 골목길.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방언이다.민물매운탕인 오모가리탕 집 밑으로 전주천에서 멱을 감는 소년들.(70년대 사진)
전주향교 앞에 이르렀다. 만화루를 지나 경내에 들어서니 대성전이며, 명륜당이며, 제각기 독특한 개성의 건물이다. 고려 공민왕 3년(1354)에 창건해 조선 선조 36년(1603)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전주 한옥마을 둘레길은 사부작거리면서 걷는 길. 사부작, 사부작. 느리게 걸어 보아야 보이는 것이 많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풍경들이 많은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