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사 가는 길은 온통 공원이다. 직지문화공원, 세계도자기박물관, 백수문학관, 친환경생태공원, 사명대사공원 등으로 이 일대는 볼거리가 많다. 백두대간 황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근 직지사 등 김천의 역사와 문화를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해발 1112m)을 김천 시립박물관주차장에서 보니, 마치 학이 날개를 편 것처럼도 보인다. 최고봉인 비로봉을 비롯해 백운봉(770m), 신선봉(935m), 운수봉(680m) 등 큰 봉우리가 직지사를 감싼 덕분으로 직지사 일대를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먼저 김천시립박물관으로 가본다.김천시립박물관은 김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유물과 전시물을 통해 지역의 전통과 변천사를 알 수 있으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료는 일반 개인 1,000원, 청소년 및 군인은 500원이다.제1전시실 은 김천의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를 대표하는 유적과 유물을 소개하는 전시실이다. 김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당시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7개의 테마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선사시대는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 바로 전까지로 김천의 선사시대 중 가장 이른 시기는 신석기시대다. 이후 새로운 금속인 청동의 등장과 이보다 강력한 철이 보급되면서 새로운 문명의 꽃을 피우게 된다.후삼국을 통일한 고려와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건국된 조선에서 김천지역에서 갖고 있던 위상과 당시 사람들의 풍속 및 생활상 등을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엣 김천의 관아와 객사가 있던 교동 유적지를 발굴 조사하여 건물지와 기타 유구의 모습을 표현한 디오라마.제2전시실 은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김천의 문화적 뿌리를 비롯하여 김천의 근현대 일어난 주요한 역사 등을 소개하는 전시실이다.김천은 타고난 지리가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 전략의 요충, 물산의 집적지였다. 예부터 지례, 금산, 개령을 합친 김천은 지척에 황악산을 두고 동으로 금오산, 서로 대덕산을 둘렀다. 그 사이 감천과 직지천이 흘러 김천은 ‘삼산이수’의 땅으로 불교문화를 꽃피웠다.김천의 지리적 이점으로 문화가 흘러가는 길목에 있어 고대부터 선진문화를 빠르게 접할 수 있었다. 삼국시대 불교를 시작으로 조선시대 유교, 근.현대로 오면서 천주교와 기독교가 유입되면서 종교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전체 H자 평면의 김천시립박물관은 오른쪽 제1·2 전시실에서 중간 통로를 건너가면 왼쪽의 기획·특별전시관과 어린이·가족 대상 평생학습장, 디지털 스마트 박물관이다.과거부터 이어져온 시간의 흐름 속에 지역의 정체성 및 전통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던 김천사람들의 우수한 문화의식을 엿볼 수 있다.1892년 경부선을 측량하기 위해 사냥꾼으로 변장한 일본인 측량대.사명대사공원 내에 위치한 박물관은 황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근 직지사 등 문화·역사 자원을 연계하여 자연 속에서 쉬어가며 김천의 역사와 문화를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산 교육장이였다.김천시립박물관에서 나와 평화의 탑으로 가는 길에 그동안 이어온 천년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천년을 기획하는 일의 시작으로 조형물을 설치하였다.공원 내부의 또 다른 명물인 ‘화합의 물레방아’는 높이 11.11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황악산과 평화의 탑과 조화를 이룬 화합의 물레방아는 마치 합성한 듯한 독특한 사진을 연출하는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다.사명대사공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시설은 북암지 연못과 어우러진 5층 목탑인 ‘평화의 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이 탑은 높이가 41.5m로 공원 어디에서나 그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라져 버린 신라시대의 황룡사 9층 목탑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위용이 가히 인상적이다. 탑 1층에는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고, 평화의 탑 제작 과정과 사명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직지문화공원은 지역 주변의 난개발 방지와 전통사찰 보전, 관광자원개발, 시민 휴식 공간 등을 위하여 만들어진 공간이다.독특한 디자인의 외관이 돋보이는 ‘세계도자기박물관’도 사명대사공원을 찾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어느 재일교포 2세가 서양자기, 크리스탈 등 1019점을 김천시에 기증하면서 만들어진 박물관으로 건물면적 600㎡로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3개의 전시실과 영상실이 있다.이 박물관에선 한국 전통 도자기는 물론 독일, 덴마크, 헝가리, 프랑스 등 세계 각국 1019점의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평소에 보기 어려운 다채로운 자기와 크리스털 작품을 볼 수 있다.세상에 드물게 존재하기에 얻기 어려운 물건. 세계도자기박물관엔 귀물이 가득했다. 고려의 청자와 조선시대 진품 백자는 물론이고, 여기에 덴마크,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영국의 도자기들이 미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유럽 귀족 가문의 저녁 식탁을 재현해놓은 테이블이 흥미롭다. 온통 크리스털 식기로 반짝인다.세계 도자기의 역사와 흐름, 제작과정 등을 볼 수 있는 전시된 도자기 중에는 최소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작품도 있었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은 전시장이라 할 수 있다.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 뒤에는 몽향 최석채 선생의 기념비가 있다.세계 언론자유영웅 50인 기념비와 사설비('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와 함께 선생의 자유언론정신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백수문학관은 한국 현대시조의 선구자로 시조의 중흥기를 열었던 정완영 선생님의 숭고한 문학정신과 혼이 깃든 곳이며 선생님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시조시인 백수 정완영 선생은 1919년 경상북도 금릉(현재 김천시로 통합)에서 태어났으며 1941년 처녀작 '북풍'을 발표하고 1947년 동인지 '오동'을 창간했다. 1960년 국제신보 신춘문예에 '해바라기'로,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조국'으로 당선됐다. 그는 시조시인 조운의 영향을 받아 시조 '조국'을 비롯해 민족주의적인 이상과 연결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조운은 최남선 이후 이병기와 함께 1920년대 시조부흥운동에 활약한 대표적인 시조시인이다.정 선생의 소장품과 문학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 정 선생이 창작활동을 펼칠 집필실, 자료실,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된다.'조국'을 비롯한 '부자상', '분이네 살구나무' 등 정 시인의 작품은 초.중.고교 교과서에 수록돼 있을 정도로 현대시조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