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도 여행

노추산 모정탑

2021년 8월 26일

노추산은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여량면 사이에 있다. 태백산 줄기에 자리한 노추산은 동쪽 사달산을 비롯해 서쪽 상원산, 남동쪽 덕우산, 북쪽 조고봉 등 사방이 산으로 연결된다. 노나라 대표 인물인 공자와 추나라 대표 인물인 맹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추산이라 했다. 그 노추산자락에 슬픈사연의 이야기가 전해내려 오고 있어 그곳을 탐방하러 간다.

네비에 노추산모정탑을 입력하면 구불구불 이어진 산골 지방도 410호선을 달려 강릉노추산 힐링캠프를 주차장으로 인도한다. 차량진입이 안되고 송천의 잠수교를 건너, 
캠핑장을 지나면 키 큰 황장목 길이 열린다. 낙엽이 뒹구는 오솔길을 따라 무릎 높이 돌탑이 줄줄이 보인다. 차옥순 씨의 정성에 감복한 대기리 주민이 올린 탑과 여행자가 오가며 쌓은 탑이 어우러졌다. 발길을 멈춰 이름 없는 돌탑에 소원을 담아 돌 하나 얹어본다.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으로, 산 아래 율곡 선생 구도장원비(九度壯元碑)가 있다. 아홉 번 장원급제 한 율곡이 이곳에서 수학할 때 남긴 비석이다. 비문은 희미하다.
노추산이 특별한 이유는 모정탑이 있다. 차옥순 씨가 1986년부터 2011년까지 쌓은 탑으로, 3천여 기에 달한다. 차씨는 강릉에 시집와 슬하에 4남매를 두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두 아들을 잃었다. 이후 남편이 병으로 고생하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중,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계곡에 돌탑 3천기를 쌓으면 우환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차씨는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자락에 돌탑을 쌓기 시작했고, 25년간 돌탑 3천여 기를 올렸다.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과 열정이 만든 기적 같은 일이다. 
차옥순여사의 정성이 담긴 돌탑을 둘러 본다.
어른 키만 한 돌탑이 늘어섰다. 탑을 쌓으며 마음을 모은 차씨를 생각하니 애절하다.  
계곡을 가운데 두고 거대한 작품처럼 돌탑이 펼쳐진다. 애절함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돌탑 하나 올리기도 어려운데, 이 많은 탑을 쌓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차순옥 씨가 돌탑 쌓을 때 기거한 움막.

'강원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금산 출렁다리. 울렁다리  (0) 2022.02.20
안반데기  (0) 2021.09.25
만경대  (0) 2021.09.17
덕봉산  (0) 2021.09.13
영경묘  (0) 202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