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시간을 운전하여 해남의 미황사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달마산은 서너 번 왔으나 도솔암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미황사 주차장에서 천년의 길을 따라 도솔암에 다녀오기로 한다.
미황사 일주문에 걸린 "달마산미황사" 편액. 글씨체가 미황사의 창건설화를 바탕으로 써내린 글자여서 눈길을 끈다. 달마산 미황사일주문 안으로 들어가서 동백나무 숲을 지나서 천왕문으로 들어가기전 우측으로 도솔암으로 가는 길이 있다.
보이는 나무다리가 달마고도 4코스 시작 점 이다. 달마산 7부 능선에는 달마고도 가 조성돼 있다. 이 가운데 미황사와 도솔봉의 도솔암을 연결하는 4코스(약 5km)가 백미로 꼽힌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걷기에 부담이 없고 전망도 몇 군데 있다.미황사 부도전 갈림길. 우측으로 좁은 길이 도솔봉으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잊을 염려는 없다.미황사 부도전(미황사에 대해 따로 글을 작성한다)어부와 아낙들이 불공을 드리러 오던 이 길은 40~50여년 전 큰도로가 뚫리면서 잊혀졌다가 얼마전 다시 "달마고도"의 옛길을 정비했다.하숙골재 갈림길달마고도는 모두 4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1구간은 미황사에서 큰바람재까지 2.7㎞에 이른다. 산중 습지와 너덜, 편백숲을 만난다. '민속의 보고'로 불리는 보배로운 섬 진도를 내려다보며 걷는다.
2구간은 큰바람재에서 노지랑골 사거리까지 4.4㎞에 이른다. 천제단과 문바우골, 금샘을 만난다. 땅끝바다와 완도대교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옛날에 제주도를 오가던 포구인 남창, 제주도에서 뭍으로 보내는 말의 출입통제소 역할을 했던 이진 일대가 발아래로 펼쳐진다.3구간은 노지랑골 사거리에서 몰고리재까지 5.6㎞로 비교적 길다. 노간주나무 고목이 많고, 편백숲이 넓다. 북평면 일대 넓은 들과 어우러진 바다경관도 멋스럽다. 아름다운 골짜기와 큰 너덜지대가 이어져 '명품' 달마고도에서도 명품 구간으로 통한다. 4구간은 몰고리재에서 출발지점이었던 미황사까지 5.3㎞에 이른다. 절벽 위의 암자 도솔암과 용담골, 삼나무숲, 부도밭을 만날 수 있는 코스다. 기암괴석과 너덜겅은 물론, 완도와 땅끝 앞바다의 다도해 풍광까지 볼 수 있다. 몸도, 마음도 행복하게 해주는 길이다.1시간을 조금 더 걸으면 왼쪽으로 도솔암 갈림길이 나온다. 완만한 땅끝 가는 길 대신 도솔암 길을 택했다. 길이 제법 가파르다. 멀리서 보면 달마산의 기개는 웬만한 명산 못지않다. 바위 봉우리의 기개가 빛을 퉁기는 칼 같다. 산 아래는 유순한데 산 위의 모습이 딴판이다.길은 오솔길 처럼 편안 한 길, 구부정 한 길, 돌작밭인 너덜을 지나 편백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대체로 완만하다. 볼거리는 많지 않다. 대신 호젓하다. 눈을 둘 데가 많다고 해서 좋은 길은 아닐 것이다. 구도의 길, 민초들의 길은 경관이나 풍경과는 별 상관없다. 눈보다 마음이다. 걸어 가면서 삶에 대해 한번쯤 오롯이 자신을 돌아보며 걷는 길로 딱 좋은 그런 길이다.이제부터 모난 돌길의 계단을 타야 한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올라 간다.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즈음에 도솔암이 보였다. 어찌 저렇게 높은 벼랑 틈에다 암자를 세웠나 싶다. 땅끝에서 솟아오른 사다리 같은 봉우리에 앉은, 그러니까 하늘 귀퉁이에 붙은 다락방 같은 암자다.먼저 삼성각으로 가서 돌솔암을 담아본다. 삼성각이 도솔암 하고 비슷한 높이면 더 좋은 모습의 도솔암을 볼수 있으련만 지형이 위험한 곳에 있다 보니 이렇게나마 돌솔암을 본다.삼성각에서 바라본 도솔암 전경. 마침 활짝핀 진달래가 풍경을 더해 준다.돌솔암으로 올라 가면서 주변의 경치에 빠져든다.달마산 미황사가 품은 암자 도솔암. 바위 절벽 사이에 살포시 앉아 있다.도솔암 주변에서는 해남 아래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땅끝이고, 오른쪽으로는 진도, 왼쪽은 완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