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9일
노성 궐리사에서 마을 골목길 언덕 넘어 400여m를 걸어 가면, 조선중기 호서지방의 대표적인 양반가옥으로 전형적인 상류층의 산림집 명재고택이 나온다. 위치는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에 있는 조선 숙종때 학자 명재 윤증이 건축하였다는 고택이다. 한때 방송에서 항아리가 엄청 많이 있는 집으로, 고택과 어우러진 항아리 풍경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 찾아간적이 있는 곳이다.
고택은 좌측에 향교가 담장역할을 하고 우측으로는 언덕으로 일반 집들이 없는 고택만의 궁궐인 샘이다. 집 앞에는 비교적 넓은 정원은,
인공으로 만든 네모 난 연못에 조그마한 석가산을 조성하고,
사랑채 앞 축대와 우물, 연못과 나무에서는 조선시대 정원조경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노성산성이 있는 이 산의 산자락에 노성향교와 나란히 남향으로 배치되어 솟을대문도 높은 담장도 없이 마을을 향해 활짝 열려있으며,
정원에서 4단석계의 축대를 오르면 오른쪽에 앞으로 돌출한 앞면 4칸 옆면 2칸 규모의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 뒤로 1칸 물려 왼쪽으로 一자형의 중문간채가 자리잡고 있으나, 오늘은 방문을 허가하지 않는다.
고택 좌측 향교담장 앞으로 4칸짜리 초가 별채 가 있으며,
혹시나 사랑채 우측 쪽문으로 들어갈수 있을까 기웃거렸는데 이곳도 마찬 가지로 막아 놓았다. 전체적인 배치는 튼口자의 안채의 형태다.
고택 우측 마당에는 사열하듯이 절구통과 항아리가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완만한 경사지를 이용하여 독특한 장독대를 가꾸어, 이곳 고택의 아름다운 공간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경사지 맨 상부측에 기와지붕 담장안으로 3칸 짜리 사당이 자리하고,
조그마한 저장공간인 광채가 항아리에 둘러 싸인채 중앙에 있는데, 호기심으로 광안에 무엇을 보관하는지 열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언덕위로는 고택과 같은 연배의 고목들이 운치를 더한다.
앞선 사진작가를 따라서 나도 촬영을 하였는데 그런데로 멋진 구도의 사진이 마음에 든다.
고택 좌측의 노성향교는 조선전기 에 창건된 향교로, 1398년(태조 7)에 현유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화를 위해 창건되었다.
고택 연목에서 100여m떨어진 곳에는 열녀 공주이씨 정려각이 있다. 이 정려의 주인은 조선중기의 학자인 윤선거(1610~1669)의 부인인 공주 이씨로,윤증 선생의 어머니다. 윤증 선생의 어머니 가 강화 피난 중에 강화가 함락되자, 오랑캐 손에 죽느니 하시며 스스로 자결하신 분이다. 이 일은 윤증 선생이 관직으로 나아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설명되고 있단다. 윤증은 현종때 여러 관직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아, 왕이 직접 관직에 오르기를 명하나 `조정에 나가 벼슬을 한다는 것은 어머니의 순절에 대한 보답이 아닌 줄 아옵니다.` 하며 사양 하였다. 그 덕망에 `백의정승` 이란 대우를 받았고, 그 후 공주이씨에게는 정경부인으로 추대하고, 1681년 숙종7년에 정려를 세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