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여행 정취암 안골태호 2024. 5. 7. 07:31 2024년 4월 19일 대성산 기암절벽에 자리한 절로 그 상서로운 기운이 가히 금강에 버금간다하여 예부터 소금강이라 일컬은 산청 정취암을 답사합니다. 기암절벽에 매달린 정취암으로 가는 길은 산등성을 돌아가는 굽이진 산길엔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다. 정취암 표지석 주변에는 둔철천문대와, 둔철생태체험숲이 있다. 정취암 100미터 앞에는 갓길에 정비된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서 잠시 내리막길을 걷다가 왼쪽으로 꺾어 돌면 암자가 눈앞에 펼쳐진다. 정취암은 절벽위에 핀 연꽃 이라고 묘사 되는 곳이다. 대성산의 기암절벽에 자리한 정취암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신라 신문왕 6년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비추니, 한 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또 한 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었다고 하며, 이때 의상대사께서 두 줄기 서광을 쫓아 금강산에는 원통암을 세우고 대성산에는 정취사를 창건하였다 한다. 아기자기하게 절집이 밀집 된 뒤에 큰 바위가 자연스럽게 병풍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원통보전에는 관음보살을 모셨는데, 정취보살이다. 정취암은 한국 사찰 중에서는 유일하게 정취보살을 모신 관음성지다. 원통보전 안에는 연화좌에 앉은 관음보살좌상이 단독으로 봉안되어 있다. 정취보살은 극락이나 해탈의 길로 빨리 들어서는 방법을 알려 주는 보살이란다. 원통보전 뒤에는 정취암의 명물이라는 쌍거북바위가 있다. 원통보전 옆에서 바위를 올려보면 영락없이 거북처럼 생겼다. 거북은 부부의 화합과 장수를 뜻하는 영물이다. 그래서 자식이 없는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원통보전 뒤로 돌계단을 오르면 응진전과 삼성각이 나온다. 정취암 삼성각에는 산신탱화 가 있다. 탱화란 액자나 족자 형태로 만들어 법당에 걸어둘 수 있게 만든 불교그림을 말한다. 산신탱화는 산신을 그린 그림으로, 크기는 가로 150cm, 세로 150cm이다. 일반 탱화에서는 산신이 호랑이 옆에 앉아 있는데, 이 그림에서는 산신이 호랑이를 타고 어딘가로 행차하는 모습이며, 그 양옆으로 그를 따르는 동자를 표현해 놓았다. 제작 연대는 조선 순조 33년(1833)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림의 주제는 불교적 이라기 보다 오히려 토속신앙을 표현한 것이다. 법당안 벽면 창문을 통해 바라보면, '세심대'라 적힌 너럭바위 밑으로 돌사자 향로 뒤로 호랑이 등에 앉은 산신이 수염을 쓸어담으며 인자하게 내려다본다. 정취암은 조계종 제12교구 해인사의 말사로 넓지도 크지도 않다. 가람이라고는 원통보전, 응진전, 삼성각 등 다섯 채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취암의 역사와 전통은 1300년의 시간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정취전, 응진전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정취암을 품고 있는 바위 끝에 닿는다. 정취전 내부에는 절벽바위를 부처의 마음으로 담았다. 응진전 내부. 절이라면 그윽한 산속 중턱이 떠오르는데, 정취암은 바로 마음속에서 그려왔던 산사가 눈앞에 걸어온 듯 꿈속에서나 본 듯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정자앞 세심대 너럭바위 주변에는 안전 상 금줄을 친 난간이 있다. 난간에 기대어 잠시 긴 호흡으로 서면 발 아래로 암자의 지붕이 들어온다. 암자와 함께 펼쳐진 사바가 다시 한 번 비경으로 다가온다. 말없이 눈을 감고 산과 들판을 내려다보면 이곳이 선계인 듯 착각에 빠진다. 세심대 너럭바위 주변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바람처럼 살고 싶은 나를 바람이 시원하게 매만진다. 삶 속에 찌든 때를 바람은 씻어간다. 바람이 씻어간 자리에는 평안함이 찾아왔다. 4월의 시간이 한여름 너머로 다가온다. 세상이 변하여 날씨도 이상해졌다. 정취암에서 만나는 바람은 마음을 잠시 멈추고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의 선물에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정취암에서는 내 옷자락을 흔들어 오는 바람에게 온갖 내 안에 든 묵은 때를 버렸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궁금하면 가보자 '경상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일폭포 (20) 2024.06.05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치 (22) 2024.05.08 산청 남명 조식선생 유적지 (24) 2024.05.07 대원사 계곡길 (20) 2024.05.06 함양 남계서원 (18) 2024.04.04 '경상도 여행' Related Articles 불일폭포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치 산청 남명 조식선생 유적지 대원사 계곡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