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5일
1970년대 삼척항이 활성화될 당시 어업 관련 주민들이 모여 바닷가 언덕배기에 형성된 자연마을로, 1980년대 포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삼척항 나릿골이 현재 옛감성을 자극하는 추억의 동내로 소문이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삼척항 나릿골말랑이수퍼를 찾아가면 쉽게 마을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나릿골말랑이슈퍼 바로 앞에 차량 30여 대를 댈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주차장이 있으며, 항구 도로가에도 주차구역이 많다.
나릿골 초입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나릿골말랑이수퍼’가 눈에 들어온다.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는 곳이라 마당에 평상이라도 하나 놓으면 그대로 동네 사랑방이 될듯한데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하기야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바닷가에 편의점이 있으니 장사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나릿골말랑이수퍼를 지나서 안쪽으로 올라가니 안내도가 보인다.
예전 오징어잡이가 한창일 때 이곳은 그야말로 난리가 난 것처럼 사람들과 생선으로 북적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난리골이라고 불렀는데, 이후 나리골로 부르다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안내도에는 희망길, 추억길, 바람길, 바닷길로 구분해 마을 산책로를 표기해 놓았지만, 사실 어떤 골목으로 들어서도 상관이 없다.
나릿골에서는 남의 집 마당을 지나서 가면 길은 다 연결돼 있다. 골목은 애초에 그렇게 생겨났다. 길은 갈라졌다 합쳐지고 좁은 계단을 따라 윗집으로 이어진다. 이웃에게 기꺼이 마당을 내어주고 길을 터주어야 유지될 수 있는 구조다.
나릿골 언덕을 따라 옹기종기 모인 집들은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주황색 계열로 통일한 슬레이트 지붕의 집들이 정겹게 내려다보인다. 골목 겸 좁은 마당에는 상추 쑥갓 파 등 반찬거리가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나릿골은 삼척항과 맞닿아 형성된 언덕 마을로, 동해바다와 항구를 등지고 경사 30도는 족히 돼 보이는 좁은 길을 따라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다.
1970~80년대 삼척항 일원이 호황을 누릴 때만해도 골목길을 내달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지 않았지만 어획량 급감 등으로 돈벌이가 궁색해 지자 이제는 옛 추억만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만 남아있다.
가파른 언덕위로 올라가면 삼척항을 비롯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슬레이트 지붕, 시멘트 블록 담, 좁은 골목, 텃밭 등 1960∼70년대 전형적인 항구 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다
층층이 지어진 민가를 연결하는 길에는 목재 계단이 설치되고 있다. 빈집이 하나 둘 늘면서 생긴 공간은 쉼터 겸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변신하고 있다.
나릿골 감성마을 꼭대기는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정상부 등 2곳에 전망대를 조성하고 계절에 따라 꽃, 키 작은 나무 등을 심어 놓았다.
계단을 따라 꼭대기에 오르면 뱃머리를 형상화한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오랫동안 주민들의 삶터였던 포구가 아늑하게 내려다보이고, 바깥 바다로 검푸른 물결이 넘실거린다.
마을과 공원 곳곳에 사진 찍기 좋도록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7080 감성으로 느긋하게 돌아보기 좋은 마을이다.
나릿골에 본격적으로 사람이 몰려 든 것은 1970~80년대에는 노가리와 오징어가 항구에 산더미를 이루었고, 볕 좋고 바람 좋은 나릿골 산마루는 전체가 오징어 건조장이었다. 이곳이 아니면 삼척 경제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돈이 넘치니 사람도 몰렸지만 이들을 수용할 집터는 항상 부족했다. 움막보다 더한 집도 세놓고 살았단다.
걸어서 언덕 오르기가 벅차면 차로 정상부에 있는 바람주차장이나 전망주차장까지 진입할 수 있다. 나릿골 감성마을을 수놓은 색색깔의 지붕과 삼척항을, 산비탈에 촘촘하게 자리 잡은 집과 동해의 수평선을 한눈에 담아 간다.
나릿골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다 보면 인위적이지 않고 소박한 어촌만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나릿골 감성마을에서 하산하면 삼척항을 따라 대게, 홍게 등을 파는 직판장, 식당과 회·해산물을 판매하는 삼척항 활어회 센터 가 모여 있다. 비릿한 바다 냄새 맡으며 각종 수산물을 구입하거나 맛볼 수 있다.
한동안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어촌 문화와 역사가 살아 있는 슬레이트 지붕에 시멘트 담,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과 마을 텃밭 등 1970~80년대 어촌 마을의 정취를 돌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