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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행

연천 호로고루

2021년 5월 11일

이름도 생소한 호로고루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에 있는 고구려 성곽이다. 호로고루홍보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도로를 넓히느냐고 분주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의 통일을 기원하는 표지석이 있으며, 그 옆으로 생뚱맞게 웅장한 광개토왕비가 보인다.
호로고루홍보관 옆에 세워진 북에서 온 광개토왕비는 2002년 북한에서 직접 모형으로 제작해 우리나라에 제공한 남북사회문화협력사업의 결과 물이다.
홍보관에서 호로고루의 뜻을 볼수 있는데, 호로고루 주변의 임진강은 삼국 시대부터 호로탄, 술탄, 호로하 등으로 불렸는데, 호루고루는 호로하 근처에 있는 옛 성이라는 뜻이다. 간혹 성을 뜻하는 고구려 말인 `홀`에서 `호로'라는 지명이 유래한 것이라는 학설도 있고 이곳의 임진강이 크게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표주박처럼 보인다 해서 조선 시대에는 표로하 혹은 포로탄이라고 불렸는데, 표로하 근처의 성이라 하여 포로고루라 하던 것이 오늘에 이르러 호로고루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홍보관에서 나와 성을 본격 탐방을 한다. 호로고루 주변에는 보리를 심어 생동감을 느끼게 하여 기분이 상쾌하다.
성벽은 평야로 이어지는 동벽 쪽에 집중적으로 쌓여 있다. 나지막한 동산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지만 발굴 조사를 통해 발견된 너비 40m, 높이 10m, 길이 90m 정도의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호로고루의 동벽 남쪽 치" 치는 적을 측면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성벽 앞으로 내어 쌓은 구조를 말한다. 호로고루 동벽에는 남쪽과 북쪽에 두 개의 치가 있다.고구려의 체성벽으로 바깥쪽에 기데어 쌓은 보축성벽으로 보호되고 있다. 고구려 보축성벽에는 바깥쪽으로 약간의 간격을 두고 편마암으로 쌓은 성벽이 보이는데 이는 후대의 신라가 쌓은 성벽이다.
성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둘레가 401m이며 삼각형의 모습을 갖췄다. 임진강을 접한 남벽 쪽과 북벽 쪽은 절벽을 성벽으로 이용함으로써 자연을 이용한 천혜의 요새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임진강 유역에는 강가 절벽에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높이 10~15m 정도의 수직절벽이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강가 절벽의 구릉에 성을 축조할 경우, 수직절벽을 이용해 특별히 성벽을 쌓지 않더라도 적을 막아낼 수 있는 천혜의 요충지를 제공한다. 호로고루의 경우에도 동쪽만 제대로 된 성벽을 쌓으면 되었기 때문에 노동력과 시간을 대폭을 줄일 수 있었다.
성벽은 뒤쪽에 조성된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으며 주변 경관을 손쉽게 조망할 수 있다. 남쪽과 북쪽이 맞닫는 곳에도 호로하 전망대가 있어 임진강의 조용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발굴당시 집수시설은 복원을 하지 않고 덮어 버렸다.
임진강이 흘러 좌측으로 꺽어지는 저 곳이 그 유명한 무장공비 김신조일당이 건너왔던 고랑포구다.
호로고루는 독특한 고구려 시대를 알 수 있는 곳이다. 고구려 기와가 다량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기와가 왕궁이나 사찰 등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건물에만 사용되었던 건축자재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호로고루는 다른 성들보다 그 위계가 매우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성 안에서 출토되는 와당, 토기, 다양한 동물 뼈들을 통해 이 유적이 단순한 군사적 기능뿐만아니라 당시 고구려인들의 정신적 부분까지도 다스리는 성스런 장소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족오는 신화와 설화에 등장하는 세발달린 검은새 또는 까마귀로 한민족의 역사적 정신 속에 살아 있는 신성한 상상의 길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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