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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여행

서천 마량진항

2025년 8월 8일

서면은 충청남도 서천군의 서북단에 위치하며, 비인현의 서쪽이 되므로 ‘서면’이라고 불렸다. 반농반어의 지역으로 드넓은 서해 바다와 천연기념물 169호인 마량리 동백나무 숲이 있으며, 동백꽃·주꾸미축제, 홍원항 전어축제 와 마량포 해짐이·해돋이 축제 등이 있으며, 월하성 갯벌체험마을, 서천 해양박물관, 울창한 송림으로 우거진 춘장대 해수욕장이 있어 그 면모를 뽐내고 있다. 그중 마량진항을 중심으로 몇 군데 돌아 보기로 한다.

 

 

 

춘장대해수욕장은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도둔리 400번지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다. 춘장대해수욕장은 원래 인근 동백정에 해수욕장이 있었으나 1980년대 그곳에 서천화력발전소가 건설되자 그 대안으로 대토지 소유자 민완기씨가 이곳에 서너 개의 방갈로를 만들고 자신의 호 춘장을 따서 춘장대라고 명명했다는 설과 동백꽃이 길게 우거진 모습을 본떠 춘장대라고 지었다는 설이 함께 전해지고 있다.
춘장대해수욕장 중앙에는 광장이 있어 문화 활동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음악분수, 풍차, 포토존 등이 있다.
중앙광장 포토존은 파도 물결 위에 서면의 면화인 동백꽃을 올린 꽃잎모형의 메인 조형물과 춘장대 해수욕장임을 알려주는 명칭 조형물로 구성됐다.
춘장대해수욕장은 서천의 대표 여름 관광지로, 1.5km에 달하는 넓은 백사장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평균 수심도 1~2m에 경사마저 완만, 해수욕장으로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게 자랑거리다.
춘장대해수욕장은 다른 지역의 해수욕장에서 볼 수 있는 주변의 유흥시설이나 놀이시설 위주가 아닌 천혜의 푸른 바다와 함께 넓은 해송이 어우러지는 해수욕장으로 깨끗하고 건전한 분위기를 들 수 있다. 그래서 해수욕장에서 유흥을 만끽하려는 젊은이들 위주가 아닌, 부모들은 일상생활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아이들은 자연을 체험하면서 추억을 만드는 힐링을 할 수 있는 가족단위 피서지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천군 서면 도둔리 홍원항으로 간다. 홍원항은 춘장대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홍원항은 후망산 동북쪽 기슭 아래 형성된 바닷가 마을이다. 이 작은 항구는 평화롭기 그지없다.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척의 어선들과 멀리 방파제 끝 등대에서 잔잔한 서해바다를 바라보면 도시에서 찾을 수 없는 낭만과 힐링을 느끼게 된다.
홍원항의 아이콘은 전어다. 전어는 난바다에서 생활하다가 9월이 오면 연안으로 이동해 이듬해 5월까지 죽치면서 3~6월께 산란기가 되면 얕은 바다에 산란한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전어는 구수하다.
마랑포구에서 띠섬해수욕장까지 활처럼 휘어져 굽이치는 해안선을 바라보며 마량포구로 간다.
띠섬목 해변이 길게 휘어져 만을 형성하고 있는 마량포구는 해넘이와 해돋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제법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량포구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성경 전래지 기념 공원이 있다. 1816년 영국 해군 2척이 서해안을 탐사하던 중 마량포구 인근에서 표류한다. 이때 비인 현감 이승렬과 마량진 첨사 조대복이 알세스트호의 맥스웰과 리라호의 바실홀 함장과 만나 ‘킹 제임스 성경’을 건네받는다. 조선 왕실의 ‘일성록’과 바실홀 선장이 쓴 ‘조선 서해안과 유구(오키나와) 항해기’로 확인된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마량포구에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 기념공원이 조성되었다.
공원에는 성경전래지비가 서 있다.
영국 함선 알세스트호(함장 머레이 맥스웰) 재현한 범선.
마량진 첨사 조대복이 승선했던 조선 판옥선을 공원에 재현하여 놓았다. 배위로 올라가 구경도 할 수 있다.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포구에 있는 성경전래지 기념관. 하얀 페인트로 칠한 벽과 빨간색 지붕이 이채롭다.
1, 2층 전시관에는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래한 당시 상황과 영국 함선 알세스트호 선실을 재현한 전시물이 있다. 3층에는 서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갖춘 카페가 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000원이다.
1816년 9월 4일 마량포구 앞바다에 영국 함대 소속 배 두 척이 닻을 내렸다. 235t짜리 선박인 리라 호가 선두에 섰고, 1101t의 알세스트 호가 뒤를 따랐다. 이 배는 본국으로부터 ‘조선 서해안 일대를 탐사하라’는 훈령을 받고 왔다.
당시 마량은 성을 쌓고 수군이 진주해 있던 군사기지였다.
수군 부대의 대장 격인 마량첨사 조대복, 비인 현감 이승렬이 판옥선을 타고 닻을 내린 영국 함선으로 향했다. 조대복과 이승렬은 배 위에서 영국함대의 맥스웰, 바실 홀 등 두 선장을 만났다. 바실 홀은 조대복과 이승렬 일행이 조정에 올릴 보고서 작성을 위해 배를 조사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조대복과 이승렬이 선장실에 꽂혀 있던 책에 관심을 보였고 이를 본 바실 홀은 책을 선물했다. 홀이 선물한 책은 조선 땅에 최초로 전해진 성경이었다. 홀은 귀국 뒤 조선항해 경험을 `한국 서해안 항해기`에 남겼다. 지금 기념관에 있는 성경책이 당시 바실 홀이 준 성경책과 똑같은 판본이다.
성경책의 뒷얘기는 정약용의 ‘다산 시문집’에 실려 전한다. 정약용은 “책은 가로 세로로 아주 작은 글씨로 되어 있는데 2품 이상의 재상들이 모여 보고 나서 몇 장씩 뜯어다가 집안사람들에게 주었다`고 적었다. 영어를 읽을 수 없어 그게 무슨 책이고, 거기 무슨 글이 적혔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니 책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기념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홀이 건넸다는 것과 똑같은 판본의 성경책이다. 1611년 발간된 최초의 영어 완역판 ‘킹 제임스 성경’. 두툼한 가죽 표지의 킹 제임스 성경은 영국의 제임스 1세가 왕위 즉위 후 최고의 성서학자 54명을 임명해 필사본을 모아 7년 만에 펴낸 것으로 성경사에서도 의미 깊은 책이다. 이 성경책은 서천군이 3억원에 사들였다.
구입 경위 인즉 이렇다. 지난 2015년 성경전래지기념관을 착공하면서 서천군은 1611년판 킹 제임스 성경 찾기에 나섰다. 이 판본은 초기 300여 권이 발간됐으며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것은 30권 안팎. 그중 거래되는 건 5∼6권에 불과했다. 수소문 끝에 미국 피닉스주의 고 성경박물관이 이 책을 소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세계적인 경매사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전문 감정가로부터 1개월에 걸친 감정을 통해 진품임을 확인받고 이 성경책을 구입했다. 기념관에 전시된 성경책의 가격은 3억 원. 함께 구입한 비슷한 시기의 성경책 세 권을 합친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홀은 귀국 후 조선항해 경험을 여행기로 남겼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영국에서 은둔의 나라 조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홀의 항해기에 등장하는 ‘성경을 조선인들에게 전해줬다’는 한 줄의 글은 영국의 선교사들이 조선을 찾아오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전해진 성경은 뜯겨 사라졌지만, 그 성경 전래의 기록이 영국 사회에서 조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조선의 선교를 이끌어냈던 것이었다.
4층 예배당의 자연 채광을 활용한 십자가는 방문객들 사이에 포토존으로 인기다. 맞은편 유리창으로 보이는 바다에 십자가가 솟은 것처럼 반사되기 때문이다.
성경전래지기념관 예배당 유리창으로 보이는 마량포구 풍경.
성경전래지기념관 인근에는 아펜젤러 순직기념관이 있다. 1885년 언더우드와 함께 한국에 선교사로 온 아펜젤러는 1902년 8월 성경 번역자 회의 참석을 위해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목포로 가다가 어청도 앞에서 배가 침몰해 사망했다. 감리교는 2015년 9월 그를 기리기 위해 어청도에서 가장 가까운 마량포구 언덕에 기념관을 세웠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1885년(고종 22년) 미국감리교 선교사로 조선에 와 인천 내리교회, 정동제일교회 등 한국의 첫 감리교회들을 세웠고 성경 한국어 번역사업과 선교활동을 펼치고 배재학당을 설립한 한국 근대교육의 모습을 바꿔 놓은 인물이다.
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건물면적 350㎡)로 주 전시실인 지하 1층(뱃머리 부분)에는 감리교 선교의 과거ㆍ현재ㆍ미래 전시관이, 2층과 3층에는 선교역사 자료실과 전망대 등으로 꾸며져 있다.
주 전시실인 지하 1층(뱃머리 부분)에 감리교 선교의 과거·현재·미래 전시관이 마련되었으며, "오늘, 사망의 빗장을 부수고 부활하신 주님께 간구하오니 이 나라 백성에게 밝은 빛과 자유를 허락하여 주옵소서….한국 땅에 처음 도착한 당시 아펜젤러 선교사의 기도문을 볼 수 있다.
재연된 아펜젤러 선교사의 집무실, 선교·교육사업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존 프랭클린 가우처(1845~1922) 목사 등에 관한 역사 자료실.
그를 소개한 기념관의 문구 중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가난한 소작농, 고아, 가부장적 문화에 의해 착취당하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조선말기, 세도정치와 탐관오리의 수탈로 고통받아 온 백성들의 암울한 삶에 아펜젤러가 전한 복음은 한줄기 빛으로 다가갔을 것이다.
기념관 3층 순직장소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그의 순교지점 어청도 앞 바다를 볼 수 있다.
서면 마량리 마량포구는 서천군 북서해안, 말의 머리를 닮은 지형의 끝자락에 위치한다. 말 머리 형상의 주둥이 부근에 마량포구가 있고, 콧잔등쯤에 마량동백나무숲이 자리한다. 마량포구는 서천에서 일출·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해돋이는 동짓날을 중심으로 50일 전후에만 한시적으로 볼 수 있다.
마량포구 끝자락에 자리 잡은 마량포항 남방파제에서 바라본 전경. 이곳에서 바다 낚시를 하였는데, 지난 2018년 5월부터 연안 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통제장소를 지정됐고 이를 위반해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마량리 해맞이 장소는 포구 방파제다. 바다 쪽으로 500m쯤 쭉 뻗은 방파제는 동남쪽으로 향해 있다. 마량리는 지형적으로 갈고리처럼 동남쪽으로 휘어져 있어 해가 마치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것과 같이 보인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한다.
방파제 북쪽 방향으로 해안 마실길을 걸어 본다. 철새나그네길 2코스인 해지게길은 동백정에서 시작해 성경 전래지를 지나 마량포구에서 끝이 나는 총 길이 5km의 걷기 길이다.
방파제 앞 너럭바위에선 한 남자가 낚시를 던지고 있다. 이 근방 바다에선 우럭 놀래미 감성돔 등이 잘 잡힌다고 한다.
방파제 끝 등대에서 서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비릿한 바다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비릿한 바다 냄새가 있다. 눈물처럼 짭조름한 소금 맛이 배어 있다. 바로 인생의 맛이다. 갈매기 소리가 방파제 길에 따라붙는다. 비릿한 바다 냄새도 이어진다. 시야를 돌리면, 작은 고깃배가 수면을 통통 튀듯 질주하다 멀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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