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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여행

한벽당

2023년 2월 8일

옛사람들은 옥처럼 맑은 물이 바위에 부딪히며 흩어지는 모습을 보고 벽옥한류라고 불렀다는 전주한옥마을의 한벽당을 답사한다. 한벽당 앞 물안개를 일으키며 흐르는 전주천의 풍경을 한벽청연이라 하여 전주 팔경의 하나로 꼽는다. 

 

 

전주남부시장에서 전주천을 따라 싸전다리, 남천교를 지나서,
오모가리에 메기, 쏘가리, 피라미, 빠가사리, 잡고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매운탕(뚝배기를 전주지역 방언으로 `오모가리`라 함)으로 유명한 골목길을 벗어나면,
흔히 한벽루라고 불렀던 한벽당이 나온다. 한벽당을 오르는 계단 왼쪽에는 김문옥이 쓴 한벽당 기적비가 세워져 있고 정면 현판은 강암 송성용이 썼다.
조선 태종 때 월당(月塘)최담(崔霮)이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하여 세웠다고 전하며, 처음의 이름도 ‘월당루(月塘樓)’였다고도 한다. 그 뒤 사람들이 깎아 세운 듯한 암벽과 누정 밑을 흐르는 물을 묘사한 ‘벽옥한류(碧玉寒流)’라는 글귀에서 한벽당이라 이름한 것이란다.
한벽당 아래 만경강으로 흐르는 전주천이 푸르다. 겨울임에도 여름철 못지않게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중바위산 기슭 바위 절벽에 세운 누각 한벽당은 남원의 광한루, 무주의 한풍루와 함께 호남의 삼한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도 1683년(숙종 9)과 1733년(영조 9) 등 여러 차례 중수되었으며, 지금의 건물은 1828년(순조 28)에 크게 중수한 것이다. 불규칙한 암반에 맞추어 높낮이가 다른 돌기둥으로 전면 기둥을 세우고, 뒤쪽은 마루 밑까지 축대를 쌓아 누각을 조성하였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집이다. 배면을 제외하고 삼면이 개방되어 있으며 마루 주위에는 머름과 계자난간만이 둘려져 있어 자연과 일체를 이루려는 누정건축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한벽당 바로 동편에는 1986년에 복원된 요월대(邀月臺)가 있다. 요월대는 달맞이를 즐기는 정자란다.
한벽루 누각 발아래 전주천이 굽이지며 고즈넉한 풍경을 빚어낸다.
한벽굴은 일제강점기 전라선을 건설하기 위해 만들었다. 왼쪽 언덕에 조선 시대 누각 한벽당이 있는데, 아름다운 한벽당의 정기를 끊고 기찻길을 냈으니 역사적 아픔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한벽굴을 걸어 나가면 굴 우측으로  조선의 개국공신인 월당 최담의 유허비가 세워진 비각이 나오고,
최담의 유허비 비각 뒤로 창암 암각서 가 울타리 안에 있다. 창암의 글씨가 새겨진 바위가 여러 개 남아 있다. 창암 이삼만은 전주 자만동(현재 교동)에서 태어났고, ‘친구 사귐이 늦고, 학문이 늦고, 후손이 늦다’고 해 30대 이후 스스로 삼만(三晩)으로 개명했다. 창암의 필력은 당시 중국에 알려져 서예를 배우기 위해 전주까지 온 사람이 많았고 제주도로 유배가던 추사 김정희가 굳이 전주에 들러 창암을 만난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연탄갈던 옛날이 그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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