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7월 27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호미로 222-1에 위치하고 있는 구룡포는 1800년대 말까지 조용한 어촌이었다. 1883년 조일통상장정이 체결되자 일본인의 조선 출어가 본격화되고, 가가와현의 어업단 80여 척이 고등어를 잡으려고 구룡포에 눌러앉으면서 번화하기 시작한다. 이후 구룡포는 어업 전진기지로 떠오른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구룡포 앞바다는 물 반 고기 반, 그물을 던지면 만선이었다. 1932년 구룡포에 거주하던 일본인이 287가구 1161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렇게 변한 구룡포다.
내항의 수많은 배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항구를 둘러싼 거리는 비할 데 없이 벅적거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항구마을 고유의 비릿냄새가 마음을 사로 잡는다.
과메기와 대게는 구룡포항이 가장 유명한 산지이다.
무언가 어수선한 느낌속에서도 정돈된 모습으로 출항을 기다리는 어선.
그물을 걷고 있는 모습의 조형물등 그다지 변하지 않은 구룡포항이다.
구룡포항은 수많은 대게 가게에 일단 놀라게 되는데,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구룡포항은 국내 대게 어획량 1위에 최대 집산지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대게 물량의 절반 이상이 구룡포 산 대게다. 심지어 성수기에는 구룡포에서 잡힌 대게가 울진, 영덕으로 팔려 가기도 한단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일제강점기인 1883년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조일통상장정 이후 일본인이 조선으로 와서 살았던 곳이다. 일본이 구룡포항을 만들고 동해권역을 관할하면서 많은 일본인 어부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조선인들의 어업권을 수탈한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현재 이 마을에는 일본식 목조 건물이 남아있어 역사를 기억하는 산 교육장을 만들고자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를 조성하였다.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촬영지이기도 하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한 어촌마을의 소박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골목골목이 동화를 연상케 하는 공간으로서 드라마 촬영 콘셉트에 맞는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숨겨진 아품 역사는 잊고 대부분 드라마 촬영지로 알고 여기에 온다.
구룡포 공원 입구 계단 양옆으로 돌기둥은 구룡포항을 조성하는데 기여한 일본인 이름을 새겨져 있었는데, 패전으로 일본인들이 떠난후 구룡포 주민들이 시멘트를 발라 기록을 덮어버리고 돌기둥을 거꾸로 세웠다가, 1960년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의 위패를 봉안할 충혼각을 세우는 과정에 도움을 준 후원자들의 이름을 새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돌기둥 계단을 따라 올라 가면 구룡포항이 내려다보이는 공원에서 만난 아홉 마리 용 조형물이 나오며, 공원 안쪽으로 충혼각이 자리한다.
이비는 일본인 도가와 야스브로를 기리기 위해 세운 송덕비로 일제강점기에 구룡포 방파제 축조와 도로개설 등에 관여한 사람으로, 일본인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일본에서 규화목을 가져와 해방 전인 1944년 경에 송덕비를 세워다고 한다. 송덕빈는 패전 후 일본인들이 돌아간 후 구룡포 주민들이 시멘트로 덧칠하여 현재 비문의 내용은 알 수 없다.
구룡포공원에는 국권회복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 돌아가신 순국선열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신명을 바친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충혼탑과 충혼각을 세웠다.
공원을 지나면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이다. 기획전시실, 해양체험관, 과메기홍보관 등으로 구성된다. 구룡포읍의 유래와 역사, 포항의 별미 과메기를 만드는 과정 등을 다양한 자료와 실사모형으로 흥미롭게 보여준다.